'8·15 사면'에 눈 반짝이는 재계, '최태원·이재현' 어찌될까

입력 2015-07-13 17:16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8·15 사면'이 필요하다며 수석비서관에게 검토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재계는 지난 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연 뒤 채택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에서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이나 가석방을 요청한 바 있다.

30대그룹 사장단 명의로 발표된 이 성명서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재계의 공동 성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인 외에 집예유예가 확정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그룹들은 박 대통령의 사면검토 지시을 내심 반기면서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2년 6개월 이상 자숙하면서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장기간의 경영 공백으로 회사도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2013년 1월 말부터 복역중이다.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모범 수형자가 대상이다.

따라서 최 회장은 가석방 요건을 이미 갖췄다.

최 회장은 건강상태가 다소 좋지 않지만 수감 생활을 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총수의 부재로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대규모 인수합병 프로젝트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한계를 절감하며 최 회장의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CJ그룹은 일단 "재계의 일원으로서 경제 위기 극복 등의 차원에서 기업인들의 사면이 적극 검토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현 회장의 경우 현재 형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상고심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전례상 당장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지 그룹 내부에서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횡령과 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상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수술을 받았으나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구본상 전 부회장도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작년 7월 징역 4년을 확정받고 3년 가까이 복역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엔저와 중국의 경기둔화,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 등 외부 악재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까지 겹쳐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에 대한 사면 조치가 경제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경기회복과 국가적 화합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검토 지시를 적극 환영한다"면서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이번 사면은 공정한 심사를 통해 차별없이 이뤄지길 바라며 특히 사법적 절차가 끝나고 형의 이행만 남은 일부 경우에는 국가사회 발전과 모범적인 기업건설에 참여할 수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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